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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ctice

자연과 사람을 잇는 건축, 뮤지엄 산

by journalistlee 2024. 4. 13.

자연과 사람을 잇는 건축, 뮤지엄 산

글_이채연

“건축은 자연을 선명히 담아내는 무지의 캔버스로 존재해야 한다.” - 안도 다다오

 

뮤지엄 산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다’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관이 담긴 건축 장소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한 각종 건축상을 받은 유명한 건축가다. 그는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제’의 건축물을 보고 ‘빛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건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의 영향을 받아 ‘노출 콘크리트 기법’를 활용한 ‘안도 다다오’ 특유의 건축기법을 만들어 냈다. 그가 만든 한국 대표 건축물로는 제주도 ‘본태박물관’, 원주 ‘뮤지엄산’, 서울 마곡동 ‘엘지아트센터’ 등이 있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리조트 부지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2013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11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웰컴 센터, 빛의 공간, 꽃의 정원, 자작나무 숲을 지나 워터 가든 그리고 종이 박물관과 청조 갤러리가 있는 본관, 스톤가든과 제임스터럴관까지 약 2.5km의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공간을 다 둘러보면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뮤지엄 산 본관의 전경 [사진: 이채연 기자]

 

주차장부터 시작되는 건축

 

일반적으로 건축은 정문 현관부터 시작되지만,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주차장부터 시작된다. 주차장은 동그랗게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자동차를 타고 왔을 때 주차장에 진입하면, ‘내부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본관으로 들어가기까지 천천히 산책을 하듯 걸어가면, 그 장면이 모여서 하나의 건축으로 인지할 수 있다. 입구에서 파주석으로 만든 담장을 따라가면 안도 다다오가 주로 사용하는 건축기법인 ‘노출 콘크리트’로 만든 웰컴센터가 나온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파주석으로 만든 건축과 콘크리트로 만든 건축을 적절히 혼합해 배치했다. 파주석과 콘크리트의 색이 비슷하게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웰컴센터에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아트샵과 차 한잔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만약 도슨트의 건축 설명을 듣고 싶다면 티켓 구매 시 안내받은 시간에 맞춰 웰컴센터에서 기다리면 된다.

 

다르게 서면 다르게 보인다

 

웰컴 센터를 나와 약간 왼쪽으로 휘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파주석으로 만든 담장이 양옆에 놓여있다. 안도는 담장의 한편과 다른 한편의 풍경을 다르게 배치했다. 이를 통해 건축물을 경험하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서, 다른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했다. 파주석 담장 사이로 따라 들어가면, 꽃의 정원이 펼쳐진다.

 

왼쪽 사잇길로 들어가면 2023년 7월 중순에 새롭게 지어진 빛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이용해 만든 건축 공간으로 천장에 있는 십자 모양의 공간 사이로 빛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둔 공간이다.

 

안도는 뮤지엄 산 소개 영상에서 “로마 판테온에 갔을 때, 빛이 내려와 시시각각 움직였다. 건축을 통해 빛을 보며 희망을 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서 본관 쪽으로 향하면 X자 형태로 엇갈려 포개진 두 개의 담장을 건너게 된다. 두 개의 담장을 건너려면 180도 회전하는 동선으로 걸어야 하는데, 건축을 만나는 사람이 그다음 건축을 바로 만나지 못하게 하려고 이렇게 두 담장을 배치했다.

 

물과 빛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잇다

 

담장을 돌아서 가면 본관을 둘러싼 워터가든이 눈앞에 펼쳐진다. 자연의 모습을 거울처럼 담아내기 위해 워터가든의 물을 흐르게 하지 않고 멈춘 상태로 연출했다. 워터가든이 끝나는 지점은 주변의 숲과 이어지게 하여 어디서부터가 인공의 공간이고, 어디서부터가 자연의 공간인지 알 수 없도록 했다.

 

본관 건물 위에는 지붕과 처마가 있다. 벽체를 약간 기울여 그 위에 지붕면을 판으로 얹었다. 처마는 벽체로부터 살짝 떠 있고 그 사이에는 유리창이 있다. 이는 건축물의 지붕이 무겁게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빛이 들어오면서 지붕이 가볍게 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본관 내부에서 유리창을 보면 시간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빛의 강도가 조절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관으로 들어서면 수직으로 길게 이어진 창틀 프레임 사이로 바깥 공간이 보인다. 이는 밖에 있는 나무와 어우러지게끔 하여 어떻게든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자 노력한 장치다. 본관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종이 박물관이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청조 갤러리가 나오는데, 청조 갤러리에서는 시즌마다 다른 전시가 열린다.

 

종이 박물관에서 아래로 경사진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허리춤에 위치한 워터가든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인간이 자연을 위에서 내려다볼 것인가, 아래에서 올려다볼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몇 십 cm 안 되는 차이에 의해 주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물음표를 던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곳에서 청조 갤러리 쪽으로 조금만 더 걸으면 삼각 코트를 건물 안쪽에서 볼 수 있다. 삼각 코트는 바깥 공간을 노출 콘크리트 벽으로 삼각형으로 둘러싼 곳인데, 콘크리트 벽 중간에 유리창이 있어 빛이 건물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콘크리트를 지지하기 위한 은색 기둥은 창틀처럼 보여 창문으로 바깥의 풍경을 보는듯한 착각을 부른다.

 

문을 열고 나와 위를 올려다보면, 삼각형 시야로 하늘이 보인다. 그러면 밖에 있지만 안쪽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바닥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무작위로 있다. 울퉁불퉁한 돌 위를 걸으면 삼각 코트 안에 울려서 독특한 소리를 만든다. 돌 위를 걷는 소리와 삼각형을 이루는 벽이 합쳐져 공간을 완성한다.

 

안도는 모든 건축 공간에 빛을 이용하고, 자연과 어우러지게 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는 물의 교회, 빛의 교회, 뮤지엄 산, 그리고 폴리 그랜드 시어터 등 시그니처 건축 공법인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활용한 그의 건축 세계는 이어지고 있다.

 

뮤지엄 산 찾아가는 법

 

시외/고속버스 이용 시 원주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원주시티투어버스 혹은 오크밸리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차 이용 시 만종역 또는 원주역에서 원주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티투어버스 일일 승차권은 성인 기준 5,000원이고 청소년, 어린이, 장애인, 군인, 경로(65세 이상)는 3,000원 36개월 이하 어린이는 무료이다. 원하는 관광지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할 수 있으며, 하루에 6회 운영하며,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오크밸리 셔틀버스는 운행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으니, 가기 전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자가용으로 이용할 때는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주소로 가면 되고, 주차가능대수는 총 196대로 뮤지엄 입장객에 한하여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입장요금

입장권 종류  대인 소인
기본권(박물관+야외 가든) 22,000원 15,000원
제임스터렐권(기본권+제임스터렐관) 38,000원 29,000원
명상권(기본권+명상관) 38,000원 29,000원
통합권(기본권+제임스터렐관+명상관) 45,000원 34,000원
  • 20% 할인 가능 사항으로는 강원도민, 경로(만 65세 이상), 복지카드, 국가유공자, 의무복무 군인, 시티투어, 예술인 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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